비 오는 일요일 저녁 대리운전 후기(서면에서 시작해 강서구 대저동 심야 탈출기)
어제 일요일은 집을 나서기 전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콜이 줄어들 때도 있어 나갈지 말지 고민이 됐지만, “그래도 나가면 번다”라는 생각으로 결국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운행은 서면을 시작으로 연산동, 서동을 거쳐 심야 시간대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부산 강서구 대저동 수문 까지 가게 된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무사히 탈출했던 경험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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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대저동 화명대교 |
1. 첫 번째 콜(카카오 대리) – 서면 → 서대신동
일요일이라 서면과 남포동 중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서면으로 이동했습니다. 의외로 기사님들이 많지 않았고, 콜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느껴졌습니다. 비가 살짝 내려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대기하던 중 약 5분 만에 콜이 울렸습니다. 서대신동이라는 글자만 보고 바로 수락했고, 단가도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출발지까지는 3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고, 도착해 보니 지인들 여러 명이 함께 있어서 경유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차주 혼자만 탑승했습니다.
차량은 기아 쏘렌토 신형이었고 중앙대로와 부산터널을 이용해 약 20분 정도 운행한 뒤 무사히 주차까지 마쳤습니다. 대화는 거의 없었지만, 손님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유튜브 쇼츠 영상이 은근히 재미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2. 두 번째 콜(카카오 대리) – 자갈치역 인근 → 연산동
다음 콜을 위해 서대신동 도착지 에서, 자갈치역 쪽으로 이동하려고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콜이 하나 떴습니다. 출발지는 약 400m 거리였고 도착지는 연산동이었습니다. 단가는 살짝 아쉬웠지만 다음 연계를 생각해 수락했습니다. 일요일 에는 왠만하면 수락하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손님이 대기 중이었고, 차량은 제네시스 GV80이었습니다. 주차장 4층에서 1층까지 내려오는 길이 꽤 좁아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중앙대로를 이용해 이동했고 차량 정체가 살짝 있어 약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부부인지 커플인지는 모르겠지만, 출발부터 도착까지 계속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에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대리운전을 하다보면 정말 다양한 손님들이 있기 때문에 좋게 좋게 생각하는게 편한것 같습니다.
3. 세 번째 콜(카카오 대리) – 전포동 → 서동
연산동이었지만 부산시청과 가까운 위치라 콜을 받을거라고, 잔득 기대하며 대기했지만 생각보다 콜이 없어 다시 버스를 타고 서면으로 이동했습니다. 서면 도착 후 약 10분 정도 지났을 때 콜이 울렸고, 출발지는 전포동 이었습니다. 버스를 환승해 이동했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량은 제네시스 G70이었습니다. 커플로 보였는데 탑승 직후부터 계속 티격태격 다투는 분위기라 운행 내내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착지는 금정구 서동이었고 맞춤콜이라 단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약 25분 정도 운행 후 주차까지 문제없이 마무리했습니다. 대리운전을 하다보면 화기애애한 손님도 있는반면 티격태격 다투는 손님도 꽤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4. 네 번째 콜(카카오 대리) – 동래 → 강서구 대저동
보통 평일이라면 서동에서도 콜을 받을 수 있지만, 일요일 늦은 시간이라 주변 분위기가 너무 조용했습니다. 결국 막차를 타고 동래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동래역 역시 기사님이 거의 없고 묘하게 싸한 분위기였습니다. 지하철 막차까지만 조금 더 기다려보고 안 되면 셔틀을 타고 집으로 복귀하려던 찰나, 맞춤콜이 하나 떴습니다. 도착지를 보고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무지성으로 수락했습니다. 손님 위치까지 약 1.4km 거리라 10분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괜찮으니 천천히 오세요”라고 하셨습니다.도착지는 부산 강서구 대저동이었고, 지도를 보니 거의 김해와 경계였습니다. 만덕터널 과 대동톨게이트 를 이용했습니다. 손님은 계속 고맙다고 말씀하셨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습니다. 문제는 하차 이후였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었고, 순간 멘붕이 왔습니다. 5분 정도 그 자리를 서성이다가 저 멀리 택시 불빛이 보여 급히 손을 들어 탑승했습니다. 택시 기사님이 대리기사냐고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하니, 상황을 바로 이해하시고 화명동까지 빠르게 이동시켜 주셔서 무사히 시내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 다시 이콜을 수행 해야한다고 하면 여러번 생각해볼것 같습니다.
5. 일요일 대리운전 후기
평소라면 가지 않았을 지역이었지만, 콜이 없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락했다가 잠시 멘탈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번 경험을 통해서 강서구 대저동에 가게 되더라도 어떻게 복귀해야 할지 대략적인 감은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일요일에는 웬만하면 시내 중심에서 운행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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